배우 유아인이 여러 병원을 돌면 상습적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한 혐의로 지난 6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프로포폴 중독’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프로포폴은 1977년 영국 화학회사인 ICI가 화학 합성으로 개발한 진정제(마취제)로 프로포폴은 페놀기가 붙어 있는 화합물로 물에 녹지 않아 물 대신 대두유에 약품을 녹여 주사약으로 만들었다.
이 대두유 때문에 아주 탁한 흰색으로 보여 ‘우유 주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또 프로포폴을 맞으면 환자가 단기적인 기억상실증상을 일으켜 ‘건망증 우유’라고도 불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1년 중독 위험이 높다는 판단으로 프로포폴을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했다. 일반적인 마약류는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신체적인 중독성을 유발하지만 프로포폴은 중독까지 이르진 않는다.
다만 프로포폴 투약 후 나타나는 ‘깊은 잠을 잔 듯한 느낌’으로 정신적인 의존성이 생길 수 있다. 치료 목적 외에는 투약을 제한한 이유다.
김정석 계명대 동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프로포폴은 우리 뇌 측좌핵 부위에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농도를 증가시킨다”며 “도파민은 일에 대한 의욕이나 결심, 흥미 등을 샘솟게 해주기에 분비될수록 쾌락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나 피로감, 불면증 등에 시달리는 연예인이나 유명 인사들이 프로포폴 투여 후 잠에서 깨어났을 때 느끼는 쾌락이 이런 증상을 없애준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중독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진정제로는 프로포폴과 벤조다이아제핀 계열인 미다졸람이 많이 쓰인다. 프로포폴의 경우 투여하면 뇌혈관장벽(BBB)을 빠르게 지난 뒤 중추신경을 억제하며 30초에서 1분 이내 진정 효과가 나타낸다.
혈액 내 프로포폴은 대부분 간에서 신속히 대사된 후 소변으로 배설되는데 반감기가 1~4분, 지속시간이 2~8분 정도로 매우 짧은 편이다.
하지만 프로포폴은 안전한 투여 용량과 치사량 사이의 간극이 좁으며 심장박동 수를 줄이고 혈관이 확장돼 저혈압을 유발하고, 호흡 기능을 억제하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이 밖에 기관지 경련ㆍ두통ㆍ어지러움ㆍ구역 및 구토ㆍ흥분ㆍ착란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미다졸람은 해독제가 있는 반면 프로포폴은 해독제가 없어 자칫 사망에 이를 정도로 큰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프로포폴은 내시경검사나 수술 시 뇌 활동을 억제하는 수면 마취제”라며 “진통 효과는 없지만 과다 투여되면 수면이 깊어져 숨을 쉬지 못해 최악의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한다.
프로포폴은 길항제(해독제)가 없어 고령인이거나 심혈관계 질환을 앓고 있다면 작용이 약한 미다졸람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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