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콥터 부모는 자녀 양육과 교육에 극성스러울 정도로 관심을 쏟는 부모를 지칭하는 용어로, 헬리콥터처럼 자녀의 머리 위를 맴돈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으며 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헬리콥터 부모는 대학까지 진출했다.
서울 지역 사립대학 한 교수는 2014년 12월 학부모가 전화해 “우리 애가 열심히 공부했는데 성적이 이렇게 나온 이유가 뭐냐”고 항의하고, “로스쿨 들어갈 건데 이런 과목을 듣는 게 맞느냐”고 물었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교수는 “강의실에 웬 중년 부인이 앉아 있길래 누구시냐고 물었더니 ‘애가 아파서 대출(대리 출석)하러 왔다’고 해 기겁한 적이 있다”고 했으며 아예 총장실로 전화를 하는 헬리콥터 부모도 있다고 한다.
서울의 한 사립대학 총장 비서실 직원 이 모(38) 씨는 이렇게 하소연했다. “학부모가 전화를 걸어 무작정 ‘총장을 바꿔 달라’고 떼를 쓰는 거예요. 졸업반인 딸이 열심히 공부한 만큼 교수가 학점을 안 줬다는 겁니다.
학점을 올려달라고 사정해도 교수가 봐주지 않아 취업을 못하게 생겼으니 총장과 통화하고 싶다며 울먹였습니다. 잘 설득해 전화를 끊었지만 대학이 유치원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젊은 층이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모바일 메신저의 프사(프로필 사진)에까지 간섭하는 부모도 많다. 2015년 서울의 한 대학교 커뮤니티에 “바뀐 프사를 어머니가 알아채는 순간 카톡으로 질문 공세가 날아듭니다.
한 번은 좀 우스꽝스런 영화의 한 장면을 프사로 해놨는데 별로라며 정말 몇 날 며칠을 바꾸라고 재촉하셨어요”라는 글이 올라오자 이런 댓글이 달렸다.
“우리 부모님도 그렇다.” “그 문제로 많이 싸웠다.” “프로필 사진을 그딴 걸로 해놓으냐”며 난리가 난 적이 있었다는 댓글도 있었다.
헬리콥터 부모는 세계적인 현상이다. 일본에서는 신입사원 입사식에 부모를 초대하는 회사까지 등장했다.
자기 자식이 상사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며 회사를 찾아와 항의하는 부모들이 증가하자, 이런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일이다. 입사식 전에 부모를 회사로 초대해 설명회를 하는 회사도 있다.
미국에서는 카메라를 장착한 무인기 ‘드론’을 띄워 자녀의 생활상을 살피는 부모도 등장했다.
미국 CBS는 2015년 4월 테네시주 녹스빌에서 영상 제작사를 운영하는 크리스 얼리가 8세짜리 딸 케이티의 등하굣길을 지켜보기 위해 드론을 띄우고 있다면서 얼리야말로 말 그대로 새로운 헬리콥터 부모의 전형이라고 보도했다.
자기 결정 장애를 앓고 있는 젊은이들이 크게 증가하는게 헬리콥터 부모와 관련이 있다고 하며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주는 헬리콥터 부모 때문에 성인이 되었음에도 스스로는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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